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협업할 대상을 고를 때에는 잘 하는 것 보다 못 하는 것을 보세요
July 19, 2026
❓ 3개 과목 중 1과목은 A+인데, 1과목은 낙제점인 학생A
3개 과목 모두 C를 받은 학생B
평균 점수가 같다면, 어떤 학생을 선택해야 할까?
세탁기가 10개라도, 건조기가 1개 밖에 없으면 세탁 시간은 줄어들지 않습니다.
- 협업할 조직, 혹은 함께할 사람을 고르는 일은 언제나 고민이다. 지난 10년간 신규 프로젝트를 주로 맡으면서 함께할 새로운 조직, 새로운 사람을 찾고 협업해야 하는 일이 유난히 많은 나에게도 여전히 어렵다.
-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꼭 따져봐야 하는 것은 다섯 가지로 좁혀진다. 책임감, 역량(실력), 커뮤니케이션, 조직안정성(팀워크), 그리고 가격이다. 협업 목적이나 대상의 특성에 따라 우선순위는 조금씩 달라진다.
- 핵심은 상대의 어떤 요소가 제일 뛰어난지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, 어느 한 요소라도 지나치게 부족하지 않은지 파악하는 것이다. 다섯 가지 중 하나라도 기준 미달인 대상을 먼저 걸러내는 것이 더 빠르고 효과적이다.
- 독일의 식물학자 유스투스 리비히는 식물의 성장을 결정짓는 건 넘치는 영양소가 아니라 가장 부족한 영양소라는 사실을 발견했다. ‘최소량의 법칙’이라고 하는데, 질소가 아무리 풍부해도 인산이 부족하면, 식물은 딱 그 인산의 양만큼만 자란다는 것이다. 세탁기가 10개라도, 건조기가 1개 밖에 없으면 세탁 시간이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.
- 협업도 마찬가지이다. 책임감이 넘쳐도 역량이 부족하면, 그 프로젝트는 역량의 높이만큼만 자라난다.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책임감이 모자라면, 그 책임감의 크기만큼만 완수된다.
- 다섯 가지 모두 완벽한 팀을 찾는 것이 아니다. 그런 팀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거나, 존재한다고 해도 나와 협업해 줄 확률이 적다. (슬프게도 나는 항상 예산이 부족하니까)
- 다만 어느 한 가지도 치명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팀을 찾아야 한다. 어느 한 요소도 내 기준점 미만이 아닌 팀. 다섯 가지 중 한 두가지가 압도적으로 뛰어나다고 해서 나머지의 결핍이 상쇄되지 않는다. 그래서 새로운 팀을 만날 때마다, 뛰어난 지점보다 모자란 지점을 더 눈여겨 보게 된다.
- 그리고 그 ‘치명적으로 부족하지 않은’ 상태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, 아마도 완주력에 가깝지 않을까. 공동의 목표를 향해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는 힘은 어느 한 부분만 부족하더라도 채울 수 없고, 또 어느 한 부분의 반짝임만으로도 채울 수 없다.
- 가장 많이 하는 선택은 아마 가격에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다. 예산은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, 가격을 따지다 보면 다른 요소들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. 하지만 일을 할수록 느끼는 건 싸고 좋은 건 없다는 것이다. 가격 대비 좋은 가성비일 뿐. 결국 아낀 줄 알았던 비용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쓰게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. 지속가능한 수준의 예산을 정확히 파악하고, 더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. 정말로.
- 그런 의미에서 좋은 협업이란 어느 한 요소가 눈부시게 뛰어난 팀이 아니라 어느 한 요소도 치명적으로 모자라지 않은 팀을 찾는 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. 그리고 나도 좋은 협업 대상이 되기 위해, 어느 하나를 더 키우려는 노력도 중요하겠지만, 어느 하나도 구멍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, 그리고 전체적인 평균치를 높여 나가야겠다는 생각.



